전체 글 32

눈물 연기, 슬픔에 대한 고찰. 이별, 사랑과 관계 맺기에 대하여

최근 연기에 관심이 생겼었다. 내 표정도 사회적으로 보여지는 내 모습인데 방치한 것 같아서, 내 표정까지, 몸짓까지 내 맘대로 컨트롤하고 싶어졌기 때문이다. 나이 들면서 겪은 고생이 많아져서인가, 다양한 감정을 느껴봐서인가, 공감할 수 있는 폭도 넓어졌지만 좀더 울보가 되었다. 울고 싶어서가 아니라 슬픈 상황에서 눈물이 종종 툭 튀어나와버리는 경우가 생겼었다. 그게 나쁘다고 생각되지 않았다. 오히려 솔직하고 순수한 나의 감정표현이니 말이다. 오늘 재미 삼아 눈물연기를 몇 초 안에 짜낼 수 있는지 혼자서 영상을 찍어보았다. 첫번째 시도는 2분40초 정도로 꽤 빨랐다. 두번째 시도는 직전에 한번 눈물 짜내서인지 더 몰입이 안되었는데, 또다른 생각을 하면서 집중하다보니 6분 40초 정도만에 울었다. 이걸 하다..

웃는 인상에 대하여, 웃음에 대한 고찰(feat.치어페이스)

평소 편하게 말할 때 내 모습을 의식하지 않고 말할 때 내가 어떻게 보일지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최근에 없었다. 모임에서 어떤 남자분이 말을 많이 하는데 시종일관 미소를 띠며 말하는 것이 인상에 남아서 집에 와서 거울을 보며 한 번 편하게 말해보았다. 웃는 모양이 역삼각형이라면 그것과 반대되는 삼각형으로 윗입술이 들리듯이 말하는 인상이었다. 그렇게 나쁜 것도 아니겠지만 그렇게 호감갈 수 있는 인상도 아닐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주제로 글을 쓰게 된 가장 시발점은, 한 유튜브 댓글에서, 유튜버님처럼 말하면서도 웃는 인상을 계속 유지하는 것이 어떻게 가능하냐고 물어본 걸 보고서였다. 거울을 보고 나도 말하면서 웃는 것을 연습해보니, 처음엔 안하던 짓이라 어색했지만, 면접 연습 때처럼, 결국 하다보니..

좋아하지만 어려운 글쓰기, 결심

시간이 여유로운 요즘 본격적으로 글을 매일 한 편 이상 써보자고 계획했다. 이게 나와의 약속이지만 강요나 과제처럼 의무적으로 스스로에게 들이미니까 글을 막상 쓰고 나면 좋지만 글 쓰기 전엔 고역이기도 하다. 우선 좋은 글을 쓰려면, 쓸 내용의 알맹이가 있어야 한다. 독자에게 전달할 정보나 가치 있는 생각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혼자만의 끄적임으로 끝낼 거라면 비공개하고 일기를 쓰면 된다. 지금 난 그걸 원하는 게 아니라 세상에 내 글을 읽어 줄 독자들과의 만남을 하고 싶어 글을 쓰기로 작정하고 결심한 거다. 또한 의무적으로 시간을 정하든지 해서 글 쓸 시간을 확보하는 것 자체도 간혹 지키지 않고 싶은 마음이 잠깐씩 들기도 한다. 마음을 다시 잡고 시간을 내더라도 머릿속은 빙글빙글 도는데 쓸 내용이 잘 안..

책 '지쳤거나 좋아하는 게 없거나' 후기

한 권의 시집 같은 에세이 책이다. 글귀를 가볍게 보고 넘기지 않고 의미를 곱씹어보며 자기 삶에서 연관지어 적용해보면 여러 가지로 해석도 되고 글이 읽혀지는 깊이가 남달라진다. 추상적으로 쓰여진 짧은 글에서 볼 수 있는 특징이기도 하다. 이 책을 처음 봤을 때는 제목에 비해 본문에서 큰 감흥을 못 느꼈는데, 독서모임 책으로 선정되어 사서 천천히 읽다보니 빠져들게 되는 포인트가 있고, 다시 읽어볼수록 새롭게 다가오는 맛이 있다. 글에 남겨진 여백을 해석하는 미가 재미의 한 요소이다. 글배우작가님이 카피라이터를 하고 싶어서 공모전도 냈던 이야기도 나오듯, 이 분의 글이 약간 하상욱 시인의 시집 같은 카피라이터 글 같이 보이는 부분도 있다. 나는 하상욱 시인의 시집을 재치 있다고 느끼고 형식의 파괴로 재미를 ..

독서 모임 후기 - 진지한 대화의 즐거움, 공감과 위로

책 '지쳤거나 좋아하는 게 없거나'라는 토의주제가 맘에 들었고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 새로운 독서 모임에 첫 참석을 하였다. 결론적으로, 어릴적부터 알던 친구들 오랜만에 만나서 얘기하는 것보다, 처음 본 사람들과의 독서 모임 수다가 더 좋았다. 왜냐하면, 우선 흩어져버린 어릴적 친구들은 만나기 어렵지만 이 모임은 동네가 가까우니 집에서 가기 편하고, 삶이라는 주제로 진지하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심오함과 깊이가 좋았고, 내 이야기에 공감해주고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깊은 이해와 위로, 힐링을 받았다. 어릴적 친구들은 뿔뿔이 흩어져 오랜만에 만나면 각자의 직업과 동네, 이야기 등 모든 것이 동떨어져 있고, 의미 없는 공허한 말들과 과거 추억팔이와 서로 이해할 수 없는 각자의 현실을 ..

외면과 내면의 이중적 잣대, 자기사랑, 상대를 고르는 기준

사람들은 대개 타인이 내 겉만 보고 평가하지 않고 내 속까지 알아봐주기를 원한다. 그러면 과연 자신은 남들을 겉만 보고 속단하거나 평가한 적이 없는가? 아무리 아닌 척 해도, 겉모습을 보고 미리 자신의 경험을 통해 지니게 된 고정관념이나 선입견이나 생각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 첫인상으로 그런 판단조차 하지 않으면 자칫 본인이 위험에 처할 수 있기 때문에라도, 사람을 어떤 특성이나 유형으로 분류짓고 평가할 수밖에 없는 것이 자기보호적 기제로서 인간의 본성이다. 자신과 유사한 부류인지, 다른 부류인지도 무의식중에 겉모습을 통해 판단하여 경계와 위화감 혹은 안심과 친근감을 느끼게 된다. 그건 인간이라면 누구나 그런 것이다. 모르는 영역에 대해서는 위험을 느끼거나 거부감을 갖는 것이 자신을 보호하고 지키기 위..

소설 쓰기 모임 - 인물 유형 분석, 자기 분석, 실제 삶

어제 처음으로 나간 소설 쓰기 모임에서, 작가님께 인물의 캐릭터 설정에 대해 배웠다. 구체적으로 인물의 특징들을 상상하고, 애니어그램에서 유형을 분석해보고 그러한 전형적인 인물로서 제대로 상상한 것이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 애니어그램에서 그 인물을 대입해서 테스트를 해보는 작업을 했다. 나는 소설보다 에세이를 쓰고 싶었기에, 나 자신, 혹은 에세이 속의 작가로서 보여주고 싶은 나를 설정해보았다. 내가 설정한 원하는 나는 4번 예술가형을 주로 하고, 5번 사색가도 있었다. 그런데 막상 테스트 결과는 9번, 4번이 중복된다고 나왔고, 9번은 내가 갖고 싶지 않은 속성이지만 내가 지니고 있는 성격인 평화주의자형이었다. 그걸 보고 든 생각이, 나를 철저하게 분석해서, 어떠한 특성을 장점으로 살리고 어떠한 단점은 ..

끝나지 않을 줄만 알았던 20대의 끝, 준비 없이 맞이해버린 30살의 연초다짐

그렇다. 벌써 1월 18일이다. 아직도 내 나이를 헷갈릴 때가 있다. 사실 헷갈리고 싶다. 3으로 시작하게 되었다는 것, 빼도 박도 못하게 30대라는 것, 30대의 나의 삶에 대해 생각해본 적 없이 나는 그저 젊은 청춘일 줄로만 알았다. 29살만 해도 약간의 위기감은 왔지만 그 위기감은 도리어 열정적으로 마지막 20대를 불태우며 살게 해주는 원동력이 되었다. 그런데 3으로 시작한다는 나이가 된 새해부터 기운이 축 쳐지기 시작했다. 너무나 어른이 되어버린 것만 같은 3이 주는 무게감이 공포와 불안으로 자주 찾아왔다. 나는 이제 마냥 어린 애 취급을 받을 수 있는 나이가 아니다. 어리다고 용서해줄 수 있는 나이가 아니다. 현명하고 성숙하고 세상 돌아가는 법이나 처세술을 다 알고 여유 만만하게 대처할 수 있는..